After Yang (2021)

✏️ 일렁이는 나뭇잎의 그림자와 사랑하는 이의 속삭이는 목소리, 노랫소리. 조각조각 나누어진 거울 속 고뇌하는 눈빛을 남기고 간 양은 멜로디가 되어 바람이 되어

모국어는 차라리 침묵 (2021)

누군가 처음 맛보게 해준 과일을 철마다 찾아 먹고, 누군가 들려준 문장을 슬픔의 어귀마다 만져보는 일. 나를 이루는 것들은 모두, 한 시절 매우 고유한 방식으로 내 삶에 도래했다가 대게는 흔한 방식으로 멀어진, 구체적으로 아름다웠던 한 사람 한 사람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수필 (1976)

수필은 한가하면서도 나태하지 아니하고, 속박을 벗어나고서도 산만하지 않으며, 찬란하지 않고 우아하며 날카롭지 않으나 산뜻한 문학이다. 수필의 재료는 생활 경험, 자연 관찰, 또는 사회 현상에 대한 새로운 발견, 무엇이나 다 좋을 것이다. 그 제재가 무엇이든지 간에 쓰는 이의 독특한 개성과 그 때의 무드에 따라 누에의 입에서 나오는 액이 고치를 만들듯이 수필은 써지는 것이다.

그는 사랑이 가장 귀한 것이나 인생의 전부라고는 생각지 아니합니다. 그는 마음의 허공을 그대로 둘지언정 아무것으로나 채우지는 아니합니다. 그는 몇 몇 사람을 끔찍이 아낍니다. 그러나 아무도 섬기지는 아니합니다.

내 나이를 세어 무엇하리. 나는 지금 오월 속에 있다. 연한 녹색은 나날이 번져가고 있다.

Robot Dream (2023)

✏️ 함께 춤추며 듣던 노래의 볼륨을 키워주는 것으로 강아지를 놓아주는 로봇의 사랑. 그런 사랑을 나는 할 수 있으려나? 그 노래를 듣는 순간이면 어디에 누구와 있든 강아지는 로봇을 로봇은 강아지를 생각해주겠지.